미국 항공기 제조기업 보잉이 직원 10%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켈리 오토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직원에게 ‘미래를 위한 자리매김’이라는 글을 통해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직원 10%를 앞으로 몇 달 동안 감원해 모두 1만7000여 명을 회사에서 내보내겠다고 예고했다.
오토버그는 이번 감원으로 미국 일자리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보잉 직원은 모두 17만1000여 명으로 그중 14만7000여 명이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보잉 3분기에 주당 9.97달러(약 1만3470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밝혔는데 이는 분석가 예상치인 1.19달러(약 1610원)보다 훨씬 악화한 수치다.
아울러 항공 산업 환경과 공장 노동자 3만3000여 명이 파업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회사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 우리가 함께 직면한 도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경을 극복하는 것 외에도 회사를 회복하려면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에 이번 주 사측과 노동조합 간부 사이 협상이 결렬돼 파업 중단이 요원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업으로 인해 보잉은 지난달 사무직 직원 수천 명을 휴직하고 신규 채용을 멈췄다. 이번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휴직 조치했던 인원은 다시 회사로 복귀할 전망이다.
동시에 이미 예정보다 출시가 늦어진 보잉 777X 출시가 2026년으로 한 해 더 늦춰질 것이라면서 보잉 767 화물기 생산을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보잉은 두 기체 프로그램과 관련한 세전 비용 30억 달러(약 4조545억원)와 방위사업부의 여러 문제로 인해 20억 달러(2조703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분기 순손실은 60억 달러(약 8조10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워싱턴주 시애틀과 오리건주에 있는 보잉 노동자 3만여 명은 지난달 13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사측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돌입 뒤 노조는 사측과 교섭하고 있지만 견해차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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