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막내아들 배런(18)이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수 매체는 트럼프 당선인이 스포츠·게임·암호화폐 등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 나선 배경에 배런의 조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는 게임 스트리머 아딘 로스와 인터뷰 방송을 진행했다. 그들은 당시 암호 화폐부터 종합격투기 UFC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배런은 “아버지는 이것(인터뷰 방송 출연)이 얼마나 큰 일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트럼프에게 해당 방송 출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는 막내아들의 소개로 매노스피어(20대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매노스피어를 두고 “태도와 주제가 매우 다양한 유튜버와 온라인 장난꾸러기 등을 포괄하는 세계로, 일부는 장난스럽고 일부는 추악하다”며 “그들을 관통하는 것은 형제들의 세계라는 모호한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대표적 매노스피어 스포츠인 UFC의 해설자이자 10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팟캐스터 조 로건이나 복서, 프로레슬러 겸 유튜버인 로건 폴과도 대담했다.
친 매노스피어 전략을 통해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11% 포인트 열세였던 30세 미만 남성 지지율을 이번에 2% 포인트 우세로 역전할 수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18~29세 여성 약 10명 중 6명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졌고, 같은 연령대 남성들은 절반 이상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재선 이후 미국 젊은 층 사이의 성별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 연구소(ISD)에 따르면 지난 5일 대선 직후 하루 동안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여성 혐오 발언이 4600% 늘었다.
반면 대선 직후 구글에선 페미니즘 용어인 ‘4B 운동’의 검색이 5000% 이상 급증해 선거 다음 날인 6일에는 미국 인기 검색어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4B 운동은 비혼·비출산·비연애·비성관계라는 네 가지 단어를 줄여 만든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