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장관 인선을 놓고 “말도 안 된다”, ‘끔찍한 악몽이다’ 등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CNN,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전날 국방장관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이자 육군 베테랑인 피트 헤그세스(44)를 발탁하자 전현직 군 고위 지휘관들은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지휘관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으며, 이번 인선을 “끔찍한 악몽”으로 표현하는 지휘관도 있었다. 모두 트럼프 1기 및 바이든 행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상원 인준을 받으면 헤그세스는 130만 현역 군인을 이끌어야 한다. 군 경험은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조직을 운영해 본 적은 없다.
한 전직 국방부 관리는 폴리티코에 “헤그세스가 월마트를 운영할 수 있다고 보냐”며 “우리 직원 수가 그 정도 된다”고 비유했다.
한 현직 국방부 관계자는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폭스 뉴스 인물”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매우 심각한 자리인 데다 군 복무 후 국가 안보 관련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았으며 주로 성과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을 발탁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거대한 관료 조직이며, 전 세계 국가 안보를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다. 폭스뉴스에 나와 설교하는 것과 전혀 관련 없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국방장관뿐만 아니라 다른 안보 라인 인선을 볼 때, 트럼프 당선인이 기존 미국 외교 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꿀 팀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동맹과 조약을 축소하거나 변경할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이번에 발탁된 후보들이 공개적으로 이같은 의제를 공개 지지해 온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한 고문들은 당장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내가 우크라이나라면 매우 걱정스러울 것”이라며, 모든 게 거래로 취급되면 평화를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영토 10%를 더 내어줘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압박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화해 제스처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등도 우려로 거론된다.
한 퇴역 4성 장군은 CNN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열린 마음으로 희망하고 있지만, (이번 인선의) 공통 분모가 노예적인 충성심이라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단일한 마음이 여러 손을 통제하게 될 수도 있다”며 “종류를 불문하고 단일한 마음이 생각의 다양성만큼 할 수 있다고 믿어본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