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개최…우크라·유럽은 불참
종전·미러 정상회담 준비…양자 관계 개선도 논의
우크라전 3주년 앞두고 종전 협상 급물살
미국과 러시아가 1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2월24일)을 앞두고서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참여하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미·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궁애서 고위급 회담을 시작했다. BBC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4시)께 회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회담 개시 소식은 30여분 늦게 전해졌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와트코프 중동 특사,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이 자리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면 회담 준비, 전반적인 양자 관계 개선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동의 목적은 러시아와 소통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회의는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전반적인 회복에 관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준비, 미러 정상회담 조직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출국 전 “러시아는 결코 영토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자리는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예고 없던 90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즉시 개시하기로 전격 합의한 뒤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 우크라이나는 초대 받지 못했다. 유럽도 배제됐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패싱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2014년 이전 국경 모든 영토 회복 ▲평화유지군 미군 파견 불가 입장을 천명해 우크라이나로선 입장이 난처해진 상황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 회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우리가 참여하지 않은 협상 결과는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초기 협상을 진행하지만,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종전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번 회담은 종전에 대한 러시아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19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중동 미국 특사 역시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을 강요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며 “여전히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 측과 만난 뒤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를 거쳐 사우디를 방문한다. 그러나 미러 회담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미국, 유럽과 먼저 협상안의 틀을 만든 뒤에야 러시아와 마주 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