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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 폭주에 지지자 떨어져 나간다”-WSJ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일” 열광적 지지와 “강하게 밀어붙이다 타협할 것” 옹호 의견도
지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 일부가 폭주하는 트럼프 정책에 실망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연방 당국자들에게 충성을 요구하며 정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공무원을 해고하고 있다.
국내 지출을 축소하고 대외 원조를 줄이며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고 불법 체류자들을 대대적으로 추방하고 있다.
다양성(DEI) 중시 고용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트랜스젠더 여성 및 소녀들의 여성 스포츠 참여를 금지했으며, 의회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했다.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의 투석치료소에서 일하는 스테이시 화이트(49)는 물가를 낮추고 펜타닐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연방 공무원이 대규모로 해고되고 온갖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서 남편이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그가 일하는 투석 치료소에서도 불법 체류 환자들이 추방될 경우를 대비하는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안전한 국경을 원한다고 말할 때 단순히 마약을 막겠다고 말하는 줄 알았다”면서 “지금처럼 (과격하게 이민자) 단속을 을 벌일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젠장, 그냥 카말라(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을 걸 그랬나?’ 싶다”고 덧붙였다.
미네소타 주 덜루스 거주 에밀리 앤더슨(30)은 민주당원이었으나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가 트럼프를 찍은 것이 “내 인생 최악의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대규모 이민 단속과 관타나모 수용소를 이용한 이민자 구금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가 “터무니없는” 보여주기식 정책만 편다면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를 철회하고, 멕시코 만을 “미국 만”으로 개명한 것을 비판했다. 딸이 다니는 직업 치료 클리닉이 연방 자금 지원이 끊길 것으로 예상해 신규 환자 접수를 중단했다.
앤더슨은 “정말 바보 같았고, 죄책감이 들고, 후회된다. 트럼프에 투표했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하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 일부는 여전히 열광적으로 지지한다.
애리조나 주 콘빌의 통합치료사 위넌트(64)는 “트럼프가 안 되는 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내내 한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말라키 르플로어(23)는 정부 지출 삭감과 불법 체류자 추방을 환영하며, 이민자 추방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트럼프가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WSJ 저널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 대부분이 더 절제되고 덜 강경한 정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1이 트럼프의 정책 대부분을 지지했으며 정책 대부분을 반대한다는 응답은 47%였다. 트럼프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7%, 반대율은 51%였다.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실행 속도와 강도를 우려하는 의견이 일부 제기된다.
이민자를 무작위로 추방하기보다 범죄자를 주로 단속해야 한다는 주장,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화부(DOGE) 주도의 예산 삭감이 자신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응답도 있었다.
소수 인종 유권자 일부가 DEI 채용 관행 폐지로 차별이 증가할 것을 우려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처음에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타협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을 들어 옹호한다. 덴버의 통신 설비업자 게리 딕슨(66)은 “트럼프는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는 영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금처럼 밀어붙이는 방식이 4년 계속되기는 어렵다”면서 “130km로 달리는 것을 90km 정도로 줄이면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