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적자 규모와 수입액을 기준으로 ‘대미 관세’를 측정해 상호 관세율을 도출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캄보디아 49%로 최대…트럼프가 으름장 놨던 EU는 20%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일부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최소 10%, 최대 49%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교역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적자 규모가 큰 이른바 ‘불량 국가’는 각국 상황에 맞춰 세율을 높게 책정했다.
백악관이 발표한 각국 상호 관세표를 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이 책정된 곳은 주로 아시아 국가이다. 캄보디아는 가장 높은 49%, 베트남은 46%로 책정됐다.
중국은 기존 20% 관세에 34%가 더해져 최종 54% 관세 폭탄을 맞았다.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인 ▲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방글라데시 37% ▲스리랑카 44% ▲미얀마 44% ▲라오스 38% 등도 높은 세율을 부과받았다.
대만과 인도도 각 32%, 26% 관세가 책정돼 비교적 높다. 미국의 동아시아 대표 동맹인 한국(25%)과 일본(24%)에도 20%가 넘는 관세를 적용했다.
반면 유럽연합(EU, 20%), 영국(10%), 호주(10%), 뉴질랜드(10%) 등은 세율이 비교적 낮다.
계산법 불투명…무역 적자, 수입액으로 나눠 계산한 듯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설명자료에서 상호 관세 계산에 규제 요건, 환경 검토, 소비세율 차이, 환율 조작 등 “미국 제품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별 국가에 대한 산출법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의문만 증폭되고 있다.
다만 백악관이 발표한 관세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이른바 ‘대미 관세’와 교역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적자폭을 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령 한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미국은 660억 달러 적자를 봤는데, 이를 한국에서 수입한 상품 총액인 1354억6000만 달러로 나누면 약 0.49라는 숫자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한국의 대미 관세율(50%)에 근접한다.
이를 절반으로 나눠 25% 상호 관세율을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49% 세율을 적용한 캄보디아와 지난해 120억 달러, 베트남과 1234억 달러 적자를 봤다.
미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주로 의류와 신발을 수출한다. 베트남은 미국의 최대 신발 수입국으로, 나이키는 신발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살아남고 싶을 뿐인데”…동남아 ‘관세 폭탄’에 전문가들 우려
캄보디아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집권당 인민당의 속 에이산 대변인은 “소국으로서 우린 그저 살아남고 싶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과 민주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약소국을 학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NYT는 “수십년 동안 아시아 개도국들은 수출을 통해 빈곤에서 번영으로 나아갔다. 가장 극적으로 성공한 곳이 한국, 대만, 일본”이라며 “이번 관세는 이들 국가, 그리고 같은 길을 가기 위해 경쟁하는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을 효과적으로 처벌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고위 외교관 출신 빌라하리 카우시칸은 “일부 국가는 중간 소득 함정에 빠질 것이고, 일부는 저소득 수준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사다리에서 떨어지진 않겠지만, 점점 더 가파르고 높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웬디 커틀러 ASPI 부회장도 “우리 무역 파트너들에게 충격이 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 경제 성장 둔화, 기업 투자 감소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파트너들이 우리 경쟁자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 주도형 경제로 막대한 타격을 입어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관세 대상국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제외됐다. 앞서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를 들며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현재 유예한 점을 고려했다.
러시아, 북한, 쿠바, 벨라루스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미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제재로 의미 있는 교역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