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트럼프가 지금까지 어떤 음로론보다 더 끈적한 엡스타인 음모론에 휘말렸다고 지적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자살한 금융 재벌이다. 그가 자살했다는 것이 조작이며 여러 유력인사들이 올라있는 엡스타인 고객 리스트가 있다는 주장이 엡스타인 음모론이다.
지난 주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새롭게 공개할 내용이 없다며 조사를 끝내는 발표를 하자 트럼프를 강력히 지지해온 인사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가 팸 본디 법무장관이 “일을 잘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음모론을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지지자들에게 요청했지만 지지자들이 오히려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가 각종 음모론을 펴며 육성한 지지 세력들이 엡스타인 음모론을 계기로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트루스 소셜에 쓴 글에서 엡스타인 의문들에 대한 책임을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조 바이든 등 민주당 인사들에게 돌리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의 그 주장을 믿지 않았다.
극우 언론 ‘워 룸’의 나탈리 윈터스 기자는 “사람들이 엡스타인 음모론을 대놓고 무시한 것에 정말 화가 나 있다. 이번처럼 지지가 계속 흔들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를 오래도록 지지해온 소셜 미디어 논객 마이크 서노비치는 지난 13일 “아무도 (엡스타인 관련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1기 정부 24일 동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가 딥 스테이트에 의해 자신이 밀려났다고 주장해온 마이클 플린조차 엡스타인 음모론 소동이 “사라지지 않을 일”이라며 “엡스타인 관련 엄청나게 많은 음모론들을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글을 X에 썼다.
트럼프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 중 한 명인 로잔 바도 “우리는 여전히 엡스타인에 대해 신경 쓴다.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엡스타인 문제를 중시한다. 아동 성매매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야 할 때가 있나? 제발 분위기 좀 읽어라”라고 쏘아 붙였다.
윈터스는 엡스타인 음모론은 나라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집단이 있다는 딥 스테이트 음모론과 밀접하기에 “MAGA의 근간과 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윈터스는 “선출되지 않은 은행가, 기업, 국가, 정보기관 등 딥 스테이트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팔아온 트럼프가 마침내 그것을 폭로할 수 있는 권력을 장악했음에도 폭로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무능하거나 아니면 타협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두 차례의 전쟁과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사회에 불신이 커진 속에서 권력을 장악했다. 자신만이 부패한 정당 정치인들이 나라를 팔아 넘겼다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팔았다.
지난해 암살을 모면한 트럼프는 자신이 기득권층에 위협적인 존재여서 암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살 시도가 있었던 현장에서 다시 연 집회는 대규모 종교 행사 분위기로 치러졌다.
군중들은 “우리가 하나면 모두가 하나”라는 카논(QAnon; 딥스테이트 음모론을 주장한 극우 세력) 구호를 끝없이 외쳤다. 이날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카논의 예언을 이루기 위해 신이 구원한 사람임을 진심으로 믿었다.
그랬던 트럼프가 지금 대통령이 되자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윈터스는 트럼프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K-News L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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