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두고 미국 보수 진영 분열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공개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존슨 의장은 15일 공개된 팟캐스트 ‘베니 쇼’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 필요성에 관해 “나는 투명성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이것은 매우 섬세한 주제”라면서도 “우리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국민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라며 자신은 미국 국민의 판단을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억만장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등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그의 범행과 죽음을 두고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엡스타인의 사망을 둘러싼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세력 사이에서도 큰 지지를 받아 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 유명 인사 리스트 등을 포함한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기록이 공개되리라는 기대감이 그 지지층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유명 인사가 포함된 이른바 ‘엡스타인 고객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으며 이에 관해 추가로 공개할 문건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발표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기대하던 마가 지지자들을 격분하게 했다. 현재 팸 본디 법무장관이 마가 지지층 공격의 십자선에 올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을 두둔했는데, 이에 마가 지지층 간 균열 양상마저 포착된다. 이런 상황에 공화당 하원 수장이 추가 공개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존슨 의장은 “나는 우리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는 정서에 동의한다”라며 본디 장관을 거론, “앞에 나서서 모두에게 설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엡스타인 파일 공개 표결은 공화당이 저지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민주당 로 카나 의원이 법무부로 하여금 30일 이내에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공화당 의원 211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의 시도를 “그저 정치적인 것”이라며 “어린아이를 보호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게 나를 열받게 한다”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엡스타인 사태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분열시킬 기회로 여기는 모양새다. 짐 맥고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표결에 관해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서 엡스타인 파일 관련 질문을 받고 “왜 그들(자신 지지층)이 그토록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신뢰할 만한 정보가 주어졌다”라며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이 왜 누군가의 관심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건 꽤 지루한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