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전역에서 올여름 가정용 전기요금이 급등한 가운데 그 배경에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수요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확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저지주 트렌턴에서는 평균 가정 전기요금이 26달러, 필라델피아는 약 17달러, 피츠버그는 10달러,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는 27달러 상승했다.
WP는 “전력 시장이 워낙 복잡해 특정 요금 인상의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여름 여러 도시에서 발생한 요금 급등은 데이터센터 확산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예비 전력 확보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비 전력 가격은 미국 동부 13개 주와 워싱턴DC를 대상으로 매년 전력 경매를 통해 책정된다. 예비 전력 비용은 전기요금의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정용 요금이 그대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 비용 증가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돼 13개 주의 가정 전기요금을 압박한다.
WP는 “지난해 이 경매에서 예비 전력 가격이 무려 833% 급등했고, 이 비용이 해당 지역의 가정 전기요금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력시장 감시를 담당하는 독립 모니터 PJM에 따르면, 이번 가격 급등분의 약 4분의 3은 기존 및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지프 보잉은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망을 압도할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시스템이 오래 버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와 혁신 기술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붐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인과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내세우며 일부 주정부는 세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대형 데이터센터와 임차인들이 서버 등 장비를 구매할 때 소매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역시 데이터센터에 대한 판매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이브 실버만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원은 “모든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부하가 급격히 늘어나 발전 및 송전 비용에 큰 압박을 주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콜럼버스에 사는 알리시아 톨버트는 “절대 공정하지 않다. 정말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캐리 킬링스워스는 “빅테크가 전기를 빨아들이고, 우리는 더 높은 요금을 내게 된다”며 “평범한 고객들이 수십억달러를 버는 기업들을 보조하는 게 못마땅하다”고 토로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