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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Ke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2명과, 별도의 다른 2명 등 4명을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서 “케빈과 케빈, 두 케빈 모두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빈 두 사람은 매우 잘하고 있고, 매우 잘하고 있는 다른 2명도 있다. 결국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명 중 한 명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장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명의 ‘케빈’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외에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은 후보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밤 베선트 장관에게 직접 물어봤다며 “나는 스콧을 사랑하지만 스콧은 현재 머물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수개월 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무시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현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을 겨냥해 “너무 늦는 제롬 파월은 고집센 멍청이(stubborn MORON)다”며 “기준금리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연준은 지난달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연준은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5연속 동결했다.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는 모두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인물들이다.
내년 5월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 선정 논의는,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매파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사임한다고 밝히며 본격화됐다. 이번 사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공석을 이용해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미리 임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글러의 사임에 대해 “기분 좋은 놀라움”이라고 표현하며, 곧 임시 후임자를 지명하겠지만, 동시에 차기 의장을 함께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던 자신의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에는 후회하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다”며 “사람들이 다 훌륭해 보여도 막상 자리에 앉히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연준 관측통들은 이번 쿠글러 공석에 차기 의장 후보를 앉혀 ‘그림자 의장’으로 만드는 방안이 통화정책 운용을 더 복잡하게 하고, 대통령의 답답함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BNY 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연준 고위 관계자인 빈센트 라인하트는 “통화정책은 집단 작업이라는 점이 외부에서 항상 이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위험이 따른다”며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고, 그 경우 백악관이 실망하면서 그림자 의장이 ‘의장 지망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