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5개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18일 오후(현지 시간) 일제히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날 공식 일정은 미국-우크라이나의 양자 회담이지만, 유럽 정상들이 다자 회담을 이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압박에 저항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유럽 언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더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현지 시간 18일 정오께 백악관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양자간 일정을 먼저 시작하고, 1시간 뒤인 2시15분 유럽 정상들과 합류해 3시부터 확대 정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 전례 없는 지지 표명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 방문 때 마주한 공개 비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2월2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안보 보장을 요구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며 고성을 퍼부은 뒤 사실상 쫓아냈다.
당시 유럽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보장 참여국 모임인 ‘의지의 연합’을 구성하고 ‘유럽 재무장 계획’을 가속화하는 등 자체 안보 강화에 나섰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전면 휴전 후 평화 협상’ 구상이 지난 15일 미국-러시아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무산된 것도 유럽의 위기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직전까지도 휴전이 불발되면 러시아 석유 구매국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포괄적 종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아울러 러시아의 평화 협상 개시 조건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양도’ 주장을 그대로 서방에 전달하며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가디언은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러시아 침략을 부추기는 어떤 영토 교환에도 반대하며, 미국의 구체적 안보 보장 내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