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 소프트웨어가 철도 건널목에서 열차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상원의원들이 정부에 공식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NBC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리처드 블루멘탈 두 상원의원은 차량 안전을 감독하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서한을 보내 “FSD가 철도 건널목을 안전하게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열차와 차량의 충돌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직결되는 만큼, NHTSA가 즉각 공식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테슬라의 FSD는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나, 실제로는 감독이 필요한 준자율주행 차량이다.
NHTSA는 이달 초 성명을 통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테슬라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주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 FSD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번 업데이트가 철도 건널목 관련 문제를 해결할지는 불투명하다.
상원의원들이 인용한 한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오하이오주에서 촬영된 영상 속 테슬라는 FSD 모드로 주행하던 중 다가오는 열차를 감지하지 못한 채 건널목 차단기를 들이받고 도로 밖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전문가들은 FSD가 일종의 ‘블랙박스 AI 모델’ 특성을 지녀 오류 원인을 제작자조차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테슬라가 학습용 데이터에 철도 건널목 사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원의원들은 서한에서 “이 끔찍한 사고들은 테슬라 기술의 한계와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명칭의 혼란을 동시에 드러낸다”며 “NHTSA가 단순히 제조사와 접촉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