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버지니아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미 고위급 지휘관 800여명을 상대로 연설에 나서 “솔직히 말해 전투부대나 어떤 부대에서든 뚱뚱한 병사들을 보는 것은 지겹다. 마찬가지로 펜타곤(국방부)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것도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며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군 병력은 신장과 체중 기준을 충족해야하며, 연 2회 체력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는데 고위급 지휘관들 역시 체력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병사들의 외모 기준 강화도 예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수염, 긴 머리, 표면적인 개인적 표현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머리를 자르고 수염을 깎아 기준을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신체 기준이나 체력 검증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외무 기준을 준수할 경우에는 “새로운 직책이나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미군과 국방부 내 ‘정치적 올바름’을 철폐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기준에 맞는 병력을 양성에 집중하기 위해 다양성이나 평등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잘못된 이유로 너무 많은 획일적인 지도자들을 승진시켰다. 인종, 성별 할당, 역사상 최초라는 명목”이라며 “국방부가 정치적 올바름에 사로잡힌 부처가 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통합적이고 강력하며 치명적인 전쟁부(국방부)를 구축하기 위해 전투 요원들을 높은 수준의 성별 중립적이고 타협없는 기준이라는 목표로 이끌어가는 것은 유해하지 않다”며 낮은 기준으로 부하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야말로 “유해한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부의 감사관실과 평등 기회 프로그램을 축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더 이상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정책”이라며 “우리 지휘관과 부사관들을 해방시킬 것이다. 더 이상의 경솔한 고발, 익명 고발, 반복 고발, 명예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대 내 인종차별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잘못됐고 불법이다. 그런 종류의 위반 행위는 무자비하게 단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주 전세계 미군 지휘관들을 소집하고 나섰는데, 갑작스러운 회의 소집과 공개되지 않은 회의 목적으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군 고위급 감축 발표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으나, 연설은 미군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 폴리티코는 “헤그세스의 연설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통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과거의 군사적 비전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러시아와 중국을 미국의 명백한 위협으로 규정했던 짐 매티스나 로이드 오스틴 등 전임 국방장관들의 연설과는 뚜렷한 차리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늘 내가 하는 말이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면, 명예로운 선택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