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정부 셧다운(임시 업무 정지)이 9일째 접어들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부터 예산을 줄이겠다고 위협하며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9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민주당 프로그램(사업)만 삭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는 “솔직히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민주당 진영에서는 호응도가 매우 높은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것(셧다운)을 노렸다”며 또다시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이용해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셧다운에 따른 연방정부 자금 부족으로 민주당 기관들의 예산을 삭감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장을 만나 어떤 예산을 삭감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트 국장은 셧다운 첫날 뉴욕시 인프라 프로젝트 관련 연방정부 지원금 180억 달러(약 25조원)를 동결하고 민주당 성향 주에 대한 기후 관련 자금 80억 달러를 추가로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뉴욕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보우트 국장은 이후 시카고 대중교통 사업 자금 21억 달러도 보류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배정된 12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취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의회가 지난 10월 1일 시작된 2026 회계연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필수 기능을 제외한 정부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공화당은 11월 21일까지 기존 수준의 예산으로 정부 운영을 연장하는 단기 지출안을 바라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 예산안이라도 의료보장 강화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오바마케어(ACA) 보험료 세액 공제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