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른바 ‘생활비 위기’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달 초 뉴욕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맘다니는 서민 부담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고, 생활비 문제에 공감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생활비 문제를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하는 것과 실제로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구조적 해법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활비 위기는 2021~2023년의 일시적 고물가에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훨씬 더 복잡하고 모호한 개념으로 변했다. 기후위기나 민주주의 위기처럼 다양한 불만과 문제를 포괄하는 ‘우산 개념’이 되면서 명확한 정의도, 뚜렷한 해결책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생활비 부담은 인플레이션과도 다르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중반 9%에서 최근 3%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2%)를 웃돈다. 물가는 안정된 듯 보이나, 이미 상승한 가격 수준이 유지되면서 국민의 체감 부담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반면 실질소득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며, 개인소득과 실질임금 모두 장기 평균 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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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생활비 위기가 지역·소득·지출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 미시적 문제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거시경제 지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WSJ은 “이 때문에 생활비는 트럼프나 맘다니 같은 정치적 도전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공격 소재”라며 “언제나 가격이 오르는 품목은 존재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줄어든 계층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정치적 공세에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어느 지도자도 생활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아니라 ‘가격 인하’지만, 미국 전체 물가가 실질적으로 떨어진 사례는 대공황 이후 거의 없다. 인플레이션이 0%로 떨어지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위해 연준 이사진을 측근으로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경기 침체 없이 금리를 낮추는 것이 가능한지 불확실하며, 연준의 정치화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은 “결국 맘다니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생활비 완화’를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했지만,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단계에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