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원탁회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CNN을 그동안 이끌어온 사람들은 수치스러운 존재들”이라고 비난하고 “CNN 매각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CNN이 “독을 퍼뜨리고 거짓말을 한다”며 현 경영진이 계속 CNN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는 지난 10년 가까이 CNN 보도를 집요하게 공격하면서도 동시에 CNN의 관심을 원해온 양가적 태도를 보였다”며 “그러나 워너브러더스가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HBO 스트리밍과 CNN 등 케이블 네트워크, 워너브러더스 영화 스튜디오를 보유한 워너브러더스는 올해 초 케이블 사업과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을 분리하는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를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넷플릭스는 케이블 사업을 제외한 스튜디오·스트리밍 사업만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적대적 인수에 나선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의 전 사업 부문을 공개매수한다는 입장이다.
파라마운트는 미디어 거물 데이비드 엘리슨이, 부친이자 오라클 창립자인 래리 엘리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인수한 기업이다. 래리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으며 데이비드 엘리슨도 최근 트럼프 측과 가까운 관계를 구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두 사람 모두 내 친구이자 큰 후원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CNN 내부에서는 워너브러더스가 지난 10월 매각 가능성을 밝힌 후 엘리슨 측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보도를 둘러싼 회사의 편집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파라마운트 산하 CBS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CBS뉴스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는 대통령의 행적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보도를 자주 내보냈으며,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 역시 올해 여러 차례 대통령을 풍자했다.
한편 데이비드 엘리슨은 CNBC 인터뷰에서 CNN 인수 가능성에 대해 “신뢰와 진실을 기반으로 한 뉴스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며 “미국인의 70%에 이르는 중도층을 대상으로 한 뉴스 브랜드 구축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CNN 인수자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통령을 대신해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