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Ukrainian Presidential Offic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초기부터 떠올랐던 1기 임기 때 인물로 사위 재러드 쿠슈너( 딸 이방카의 남편)가 있다. 그는 트럼프의 이번 정부 초기에는 자신의 사업 상의 이득에 주로 집중했고 정부의 공식적 직함을 다시 갖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쿠슈너는 다시 외교정책 진영에 끌려들어와 있고 복잡한 평화 협상 문제에 관련해서 더욱 큰 역할을 맡고 있다.
그 동안 주요 외교협상은 거의 트럼프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도해 오고 있지만, 부동산 재벌 출신의 그는 올해 이전에는 정부 공직을 맡아본 적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 서클에서는 외교 경험이 있는 쿠슈너가 위트코프의 협상 스타일을 보완해주고 봉합하기 힘든 협상 양측의 차이도 합의에 이르게 하는 가교 역할을 맡기고 있다고 전 현직 미 정부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AP통신이 만난 이 소식통들은 다른 제보자들과 마찬가지로 “정부 내부 의견의 문제를 논의하기 어렵다”며 취재의 전제 조건으로 익명을 요구했다.
쿠슈너의 역할은 이 번 주말 쿠슈너와 위트코프특사가 러시아측 협상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를 마이애미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가장 최신의 제안을 검토할 때에도 크게 드러났다.
두 사람은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취약한 정전 회담 협상을 위해 튀르키에와 카타르의 중재자들을 만날 때에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2단계 정전 협약 계획안을 가지고 그들과 논의했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드미트리예프와 만난 뒤 몇 주일 동안에도 셔틀 외교에 전념했다. 가장 최근에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났고 독일과 마이애미에는 우크라이나와 독일의 외교관들과 협상을 벌였다.
두 사람은 21일에도 드미트리예프와 만나서 앞서 우크라이나, 유럽국 대표들과 트럼프의 20개 조항 평화안과 우크라이나 안보와 경제 개발을 위한 제안들을 조율했다.

쿠슈너와 위트코프는 대조적인 스타일이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위트코프는 미국 정부 안에서는 맡은 직책에 비해 너무 거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자가용 제트기로 전세계를 누비면서 외교 협상을 대신하면서 한 순간도 놓지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외교 정책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쿠슈너는 중동 지역에 자기 사업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어떤 때는 너무 과감한 외교적 행동이 유럽의 금융계의 의심과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서방측의 한 외교관이 AP기자에게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유럽국가들은 위트코프 보다는 쿠슈너를 더 믿을 만한 협상가로 보고 있다. 그들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위트코프는 너무나 러시아쪽 이익에만 노골적으로 집중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이 외교관은 말했다.
전 조지아 미국대사 출신의 은퇴한 외교관으로 현재 노스웨스턴대학교 외교학과 교수인 이언 켈리는 “쿠슈너는 그래도 트럼프의 전 정부에서 경험을 좀 쌓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쿠슈너의 외교 개입에 대해 비판 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쿠슈너를 “가장 믿을 만한 가족이자 능력있는 보좌관”으로 여기며 그가 지금까지 트럼프의 최대의 외교적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믿고 있다고 백악관 공보관 애나 켈리는 말했다.
켈리는 트럼프와 위트코프가 복잡한 협상에 관해서는 자주 쿠슈너의 견해를 구하고 있으며, 그럴 때 쿠슈너는 얼마든지 자신의 귀중한 경험과 의견을 아낌 없이 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토미 피곳 대변인도 쿠슈너를 “월드 클래스 협상가”라고 말한다. 마코 루비오 외무장관도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을 돕고 나라에 봉사하기 위해서 쿠슈너가 언제나 나서주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쿠슈너는 지난 10월 CBS 방송대담 “60분”에서 자기는 외교에 관해서 비 정통적인 태도로 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는 트럼프 1기 정부 때 정치권 밖의 엉뚱한 인물이 백악관에 들어온 뒤의 혼란 속에서 외교 정책을 배우고 훈련받았다. 그 외교 정책들은 당시 20년 30년 된 전통적인 외교 정책이나 서로 다른 학파들의 주장과도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라고 그는 토로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와 정부 감독기관 단체들은 쿠슈너가 중동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기업가로서 정부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대해서 회의적이고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쿠슈너는 자신의 기업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를 통해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의 국부 펀드에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