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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생활고·탈종교 3중고에 … 말라붙은 미국 기부금

5년 연속 美 기부자 수 감소세…향후 전망도 암울 종교단체 기부금, 24년 전체 기부금 25% 미만

202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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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록펠러 센터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돼 방문객들과 스케이터들로 붐비고 있다. 황금빛 조명과 아이스링크가 어우러지며 연말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출처
AI 생성 이미지

올해 미국 기부금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탈종교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부금 모금 사정은 좋지 않다.

데이터 제공업체 FEP(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조사 결과, 올해 1~9월 동안 미국 내 기부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5년 연속 감소세다.

고소득층 사이에서도 기부 문화는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 따르면 자산 100만 달러 이상 가구 가운데 기부하는 비율은 2015년 91%에서 2024년 81%로 낮아졌다.

트럼프 “일부 자선단체, 낭비적·정치 편향돼”
이코노미스트는 기부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를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선단체를 겨냥한 정치적 언사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기부를 꺼리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집권 이후 일부 자선단체들이 낭비적이며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판해 왔다. 기후 변화 대응, 고등 교육, 다양성 증진과 같은 활동을 반(反)MAGA 운동으로 규정했다.

또 지난 9월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가 사망한 이후에는 사법 당국에 국내 테러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 자선 단체·재단을 포함한 네트워크를 해체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조지 소로스가 후원하는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을 수사 대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태드 칼라브레세 뉴욕대학교 교수는 “미국에서 특정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것은 마치 ‘표적을 등에 지고 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생활비 부담에 여유 없어…탈종교 흐름도 한 몫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기부 감소가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안감도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재임 이전을 포함해 최소 10년간 미국인들의 자선단체 기부 비율은 꾸준히 하락해 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울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0%는 물가 상승을 걱정했고, 약 25%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이 지난해 자선단체에 기부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 부담 때문이었다.

언록 에이드의 월커 터는 “미국 중산층이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기부를 편안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관대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종교 신앙심이 약해지는 것도 기부 감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갤럽 조사 결과 최근 미국에서 무신론자가 많아지는 탈종교 흐름은 주요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80년 후반까지만 해도 기부금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종교단체 기부금은 2024년 전체 기부금의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향후 기부금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롭게 부상한 초고소득층은 주로 젊은 기술 창업가들로, 기부보다는 자산 축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소액의 거액 기부자들이 기부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FEP에 따르면 5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초대형’ 기부자들은 전체 기부자의 0.4%에 불과하지만, 올해 1~9월 사이 미국 전체 기부금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거액 기부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기부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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