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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국 등 15개국+EU 301조 조사 착수…또 관세 우려

2026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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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hite House@WhiteHouse President Donald J. Trump at the 2025 APEC CEO Summit in South Korea.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15개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301조 조사는 보복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데, 사실상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절차가 시작된 모습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를 통해 한국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EU 외에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가 대상이 됐다.

1974년에 제정된 미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보복을 위협하며 해외 정부의 시정을 유도하는 미국의 통상압박 수단 중 하나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관련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우리는 단순히 조사를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으나,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조사는 해외 국가의 과잉생산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USTR은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는 제조업 분야에서 구조적 과잉 설비와 생산에 관련된 특정 경제권(국가)의 행위, 정책, 관행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조금, 억제된 국내 임금, 국역 기업의 비상업적 활동, 외국 수출품의 시장 진입을 막는 시장 장벽, 부적절한 환경 또는 노동 보호, 보조금 성격의 대출, 금융 억압 및 환율 관행을 언급했다.

한국의 경우 지속적인 대규모 무역흑자를 문제삼으며, 불공정 관행을 통한 과잉생산이 의심된다고 봤다.

USTR은 관보에서 “한국은 대규모 또는 지속적인 무역흑자를 통한 구조적 과잉설비와 과잉생산이 존재한다”며 “한국은 전자 장비, 자동차 및 부품, 기계, 철강, 군함 및 선박과 같은 분야에서 글로벌 상품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4년 한국의 무역흑자가 520억달러에 달했으며, 대미 양자간 상품 및 서비스 흑자는 2024년 56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한 뒤 “한국 정부는 석유화학 부문 설비 감축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적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실제 해외국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겠다기보다는 무효화된 상호관세 정책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정책이 무효라고 판단하자, 무효화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기 위해 대대적인 301조 조사를 지시했다.

우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지만 이는 150일만 적용이 가능하다. 이에 만료 이후에는 301조 등 다른 수단들을 통해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게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다.

그리어 대표도 122조 관세 만료 전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진의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조사 기한에 대해 “150일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가능한 빨리 조사를 수행하고 결론에 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사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122조 관세 만료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122조 관세는 7월 중 만료되는 만큼, 이번 조사 결과 역시 이르면 오는 7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USTR은 오는 1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5월 5일 관련 공청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당사자들은 공청회 7일 이내에 반박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이후 USTR은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제안한다.

 

이번 조치는 한국과 일본 등 미국과 이미 무역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이 합의를 깨지 않도록 압박하는 성격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무역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토대로 이뤄졌는데, 상호관세가 취소되면서 미국은 합의 파기를 걱정해야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협상을 통한 대미투자 유치를 치적으로 적극 홍보해왔는데, 이를 지키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조사 대상국 중 한국, 일본, EU, 스위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인도 등 대부분이 미국과 협상을 끝냈거나 잠재적 합의에 이르렀다.

그리어 대표는 기존 무역합의가 유지되냐는 질문에 “그 협정들은 그자체로 유지된다”면서도 “301조 조사는 관세나 다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절차 말미에 대응(보복) 조치가 제안된다면, 기존 협정이 고려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USTR은 향후 추가적인 301조 조사도 예고했다. 이르면 내일 오후 강제노동으로 인한 제품 수입 등과 관련해 약 60개국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한국과 관련한 추가 조사 개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USTR은 향후 디지털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책정, 수산물 및 쌀시장 접근 등과 관련해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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