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초지능(SI)’으로 부르지 않고 기존 AI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은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술 용어까지 대통령이 직접 바꾸도록 지시한 데 이어 기존 명칭 사용자들을 공개적으로 위협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백악관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새롭고 더 정확한 용어인 SI 대신 AI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든 적(THE ENEMY)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AI라는 명칭을 문제 삼는 이유는 ‘인공(Artificial)’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실제 지능이 아니라 가짜 지능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준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9월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국제적 규제 움직임에 반대하면서 AI를 SI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AI를 통제하려는 세계적 음모를 구축하려는 어떤 시도도 전면 거부한다”며 앞으로 공식 명칭을 SI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명칭 변경은 중국과의 정상외교에서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SI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미중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자료에서 양국 정상이 AI 대신 SI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연방정부의 공식 문서와 소통 과정에서 AI 대신 SI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해당 행정명령에는 기존 AI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적용할 별도의 처벌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이 특정 기술 용어를 사실상 금기시하고 기존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정부의 언어 통제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AI와 SI는 기술적으로 같은 개념이 아니다. AI는 다양한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포괄하지만, 초지능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지적 능력을 광범위하게 뛰어넘는 가상의 고도 지능을 뜻한다.
따라서 단순히 AI라는 명칭을 SI로 바꾸는 것은 기술적 개념까지 혼동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액시오스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정작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웹사이트 등 일부 정부 공식 자료에도 여전히 AI라는 표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대통령의 명칭 변경 지시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법무부는 이미 직원들에게 공식 업무와 법적 절차에서 SI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AI 명칭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실제 민간기업과 일반 국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행정명령은 연방 행정부의 공식 용어 사용을 규정할 뿐 민간인의 AI 표현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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