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외무장관 “화풀이 대상 잘못됐다”…독립적인 노벨위원회 결정에 국가 전체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노르웨이 출신 이민자도 미국에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발언하면서 노벨상에 대한 불만이 동맹국을 겨냥한 외교적 논란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솔직히 노르웨이는 형편없다”며 “노르웨이는 사실상 쓰레기 같은 나라(shithouse country)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사실을 직접 거론하며 “그래서 노르웨이 출신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와는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발생한 시위와 소요 사태를 이민 문제와 연결하면서 일부 국가 출신 이민자는 환영하지만 노르웨이 출신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발언까지 이어갔다. 다만 실제로 노르웨이 국민의 미국 이민을 제한하는 새로운 행정 조치가 발표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지난 9일 발표된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 결과에서 비롯됐다.
올해 평화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인권변호사이자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인 나비 필레이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국제법과 인권 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수상 이유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여러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주장하며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이번 유세에서도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종식시켰다고 언급한 분쟁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레이의 수상 결정에 대해서도 노르웨이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뉴욕타임스와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 따르면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노벨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에이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위원회가 독립적이라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노르웨이 정부가 수상자 선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수사로 해석하면서도 미국과 노르웨이의 오랜 관계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은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르웨이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러나 수상자를 결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향해 태도를 바꾼 점도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였던 2018년에는 노르웨이 출신 이민자를 더 받아들이고 싶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이번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반대 입장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발언은 미국의 주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을 노벨상 수상 문제와 연결해 공개적으로 모욕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집착이 개인적인 불만 표출을 넘어 미국의 동맹국과 외교 관계까지 흔드는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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