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빗 홍 (David Hong) 대표는 LA에서 활동 중인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로, 감정평가, 건설, 자산관리 등 부동산 전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갖춘 사업가입니다. 과거 외식업에도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현장 중심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정보를 Threads를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요즘 음식점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반대로,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음식점을 정리하시려는 분들도 많습니다. 매입이든 창업이든, 결국 중요한 건 “자리”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좋은 자리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들 하십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신규 브랜드 확장을 추진하며 직접 셋업했던 사례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가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현실적이고도 전략적인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1. 좋은 자리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당시 저희는 일본식 콘셉트를 기반으로 Poke, 라멘, 스시 AYCE(All You Can Eat), 샤부 등. 4가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었습니다. 그중 스시 AYCE의 두 번째 매장을 준비하던 시기였죠.
처음에는 권리금이 낮은 매물, 즉 Asset Sale을 중심으로 매장을 물색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지역과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몰에서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기존 햄버거 매장이 빠진 자리에 우리 브랜드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건물주가 저희 1호점을 직접 방문해 식사를 해보고 먼저 제안해 주신 경우였고, 이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계약 논의가 진행됐고, 결국 이 자리에 새 매장을 셋업하게 됐습니다.
2.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셋업은 곧 ‘계산’
입지, 구조, 조건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 실면적: 2,500 Sq/ft + Patio 500 Sq/ft
– 렌트: NNN 포함 월 $13,500
– 주방 상태: Full Kitchen 거의 완비
몰 내부라는 입지까지 감안하면 조건은 양호했습니다. 이후 Tenant Improvement(TI), 공사 기간, 운영 계획 등을 전부 엑셀로 정리하고 수치화했습니다.
– 현금 투자금: 약 $320,000
– TI 인센티브: $150,000 확보
– 추가 자금 조달: Working Capital Loan 활용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Lease Commencement Date(임대 시작일)였습니다. 이 날짜를 기준으로 TI 지급 시점, 렌트 납부 개시, 프리렌트 산정이 모두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공사기간 6개월 + 프리렌트 2개월, 총 8개월 유예 기간을 확보하여 오픈 전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공사는 약간 지연됐지만 큰 이슈 없이 완료되었고, 오픈 후 약 4개월 만에 손익분기점(Break-Even)을 달성했습니다. 이후에는 월평균 매출: $270,000~$290,000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신규 창업 셋업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① Percentage Lease 조항
몰이나 대형 쇼핑센터의 리스엔 종종, 일정 매출 이상 발생 시 건물주가 추가 수익을 공유하는 조건(Percentage Rent)이 숨어 있습니다.
예: Base Rent + NNN + 매출의 일정 % 추가 납부 . 이 조항은 장사가 잘 될수록 임대료도 같이 뛰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하고, 가능한 선에서 협상하는 게 중요합니다..
② Reserve Fund(예비자금) 확보
셋업은 항상 계획보다 오래 걸리고, 돈도 더 듭니다. 공사 지연, 인허가 지체, 장비·마케팅 비용 증가까지. 최소 6개월간 렌트 및 인건비를 커버할 수 있는 예비자금을 반드시 확보해 두셔야 합니다. 이 자금이 초기 적자를 버티는 생명줄이 됩니다..
③ Business Loan의 전략적 활용
현재처럼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신중해야 하지만, 운영 중 발생하는 비용을 정산 처리하거나, 향후 매각 시 세금 공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Business Loan은 잘만 쓰면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단, 월 현금 흐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이자율과 상환 구조를 명확히 계산한 후 진행하셔야 합니다
브랜드 확장이나 신규 창업은 단순히 열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체력, 시간, 자본, 멘탈—all in입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비싸게 이미 운영 중인 가게를 사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수익성 높은 셋업이 가능하다는 걸 저는 직접 경험을 했습니다. 장사는 결국 ‘자리’ 싸움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리를 선점하는 시대가 아니라, 자리 자체를 설계하고 창의적인 공간을 만드는 시대입니다.
창업, 어렵지만 기획된 숫자와 전략 위에서 출발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