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핵심 협력업체가 인도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애플이 인도 내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2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기기를 조립하는 대만 폭스콘은 남인도 타밀나두 주에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 공장은 폭스콘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의 제조업을 미국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더욱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마찰을 벌이며 미국 내 제조 복귀를 압박했고, 최근 애플을 향해 “중국에 공장을 세운 것을 오래 참아왔다”며 “인도에 공장을 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산업 공급망이 흔들리자 제조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인도 내 공장 추진 역시 중국 중심의 제조 기반에서 벗어나 인도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이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연간 6000만 대의 아이폰 전량을 인도산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소재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전 세계 아이폰 생산의 18%를 차지했고, 올해는 이 비중이 3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테크인사이트의 아빌라쉬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가 돼야 인도가 미국과 자국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핵심 부품 조달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