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한 거짓말 때문에 어머니와 44년간 떨어져 지내야 했던 아들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어머니와 재회에 성공했다. 실종자 연결을 전문으로 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덕분이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덕에 이달 초 재결합에 성공한 모하메드 모자(母子)에 대해 보도했다.
이집트인 어머니와 요르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위삼 모하메드(44)는 요르단에서 태어난 직후 어머니와 헤어져야만 했다. 위삼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위삼이 태어날 당시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아내가 위삼을 이집트로 데려가 버릴 것을 우려한 위삼의 아버지가 “위삼은 병에 걸려서 죽었다”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위삼은 태어난 지 2주 만에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게 앓았던지라, 위삼의 어머니는 남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는 이혼 후 홀로 이집트로 돌아갔다.
위삼은 아버지 손에서 자랐고, 성인이 된 이후로도 막연히 ‘어머니는 죽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4년 전인 2018년, 위삼은 변호사들로부터 어머니의 사망 진단서를 찾을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자신의 어머니가 아직까지 살아있으며, 찾아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삼은 그 이후로 4년간 어머니의 행보를 추적하는 데 실패했다. 수소문에 필요한 어떠한 사진이나 연락처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십 년만의 극적인 모자 상봉은 결국 요원해지는 듯싶었다.
그러던 올해 초, 위삼의 고모가 위삼 어머니의 오래된 사진을 발견하면서 모자 상봉은 전환점을 맞았다. 고모는 사람을 찾는다는 말과 함께 위삼 어머니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 모자의 사연은 금세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이집트의 한 누리꾼은 실종자를 전문적으로 연결해주는 페이스북 페이지인 ‘미싱 칠드런’에 위삼에 대해 제보했다. 미싱 칠드런을 운영하고 있는 라미 엘-게발리는 제보를 받은 즉시 2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에게 위삼 어머니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리고 제보가 들어간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위삼은 순식간에 어머니를 찾는 것에 성공했다.
위삼은 제보 이튿날인 지난 7일,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이집트 카이로로 날아갔다. 위삼의 여행길에는 엘-게발리가 함께했다.
모자 상봉을 곁에서 지켜본 엘-게발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모자는 첫 20분 동안은 뭘 해야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어색하게 마주보고만 있던 모자는 위삼이 용기를 내 어머니의 손에 키스를 건넨 이후에야 얼싸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상대방과의, 44년 만의 재회였다.
8년 전부터 미싱 칠드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인 엘-게발리는 위삼을 포함해 지금까지 3000건 이상의 가족이 잃어버린 구성원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