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마지막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23일(현지시각) AP, IRNA 등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의 장례 행렬은 이날 남호라산주 주도 비르잔드에 도착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군중 수천명이 비르잔드 주요 대로변에 모여 라이시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운구차가 지나가자 조문객들은 손을 뻗어 관을 만졌으며, 스카프와 물건을 던지며 축복을 기원했다.
운구차에는 “이곳이 바로 성지입니다”라고 적혔다. 한 추모객은 “우린 항상 순교자 대통령의 길을 이어갈 것”이라며 애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헬기 추락 사고 지점 인근 도시인 서부 타브리즈를 출발해 쿰과 테헤란을 거쳤다.
운구차는 비르잔드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시아파 최대 성지이자 라이시 대통령 고향인 마슈하드로 향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시신은 이곳 이맘 이븐 무사 알레자 영묘에 안장된다.
이맘 레자 영묘는 시아파 8대 이맘이 묻힌 곳으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가 남긴 하디스에 따르면 이곳을 찾은 사람은 슬픔이나 죄를 구제받을 수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곳에 묻힌 번 첫 번째 고위급 정치인이 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016년 라이시를 이맘 레자 자선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해 재단 자산을 관리하도록 한 바 있다.
앞서 전날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모여 고인을 애도했다. 다만 2020년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장군의 장례식만큼 인파는 몰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YATOLLAH KHAMENEI HUGS RAISI’S GRANDCHILDREN
Over 100,000 mourners were estimated to have filled the streets of Tehran for the funeral of Iran’s late president Raisi and other victims of the helicopter crash.
Sources: Cars News, IRNA https://t.co/ss9jNwqprC pic.twitter.com/xuPZqT13Nm
— Mario Nawfal (@MarioNawfal) May 22, 2024
2022년 마르사 아미니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뒤 고문으로 살해당한 사건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던 만큼, 추모객 규모는 라이시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여론을 드러낸다고 AP는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 운구 행렬, 남호라산 도착…마지막 장례 거행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과 국경 지역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로 돌아오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이란은 다음달 28일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라이시 대통령에게 견줄만한 영향력 있는 후보가 부각되진 않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실질적 이인자로 재임하면서 유력한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