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해 역대 가장 더운 해를 맞아 세계 강물이 30년 만에 가장 건조하고 빙하는 50년 만에 가장 줄었다고 보고했다. WMO는 지구 대기·대양·수자원·기후 상호작용 연구 등을 담당하는 유엔 특별기구다.
WMO는 7일(현지시각) ‘2023년 세계 수자원 현황’ 보고서를 발간해 세계 강(江)은 지난해 30년 만에 가장 건조한 해를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그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유수(流水)가 마르고 가뭄이 장기화하는 등 현상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많은 국가의 강에 물을 공급하는 빙하가 지난 50년 동안 가장 큰 질량을 잃었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얼음이 녹으면 장기적 관점에서 세계인 수백만 명의 물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MO 전문가는 지난 33년 동안 데이터를 봐도 세계적으로 지난해 같이 방대한 지역이 건조했던 적은 없다고 돌아봤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물은 기후 변화의 탄광 속 카나리아(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 경보)다. 우리는 점점 더 극심해지는 강우, 홍수, 가뭄의 형태로 위험 신호를 받아 생명, 생태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수자원 순환이 더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가뭄과 홍수를 동반해 너무 많거나 때로는 너무 적은 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엔 수자원 보고치를 인용해 WMO는 세계 인구 36억 명이 1년에 최소 한 달 동안 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이 같은 인구가 5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간은 가용한 물 중 70%를 농업에 사용한다.
세계는 지난해 기록상 가장 더운 해를 맞이했다. 올해 여름도 여전히 무더웠던 탓에 지난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기조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도 낮은 강 수위와 세계적 물 부족이 숫자로 집계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미국 남부,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우루과이, 볼리비아 등이 무더운 여름으로 인한 기록적인 수자원 손실을 보였다. 올해에는 브라질과 짐바브웨 등이 위기 지역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