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 ‘스페인 계단(Spanish Steps·Scalinata di Trinità dei Monti)’ 위를 차량으로 주행한 80대 노인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17일(현지시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새벽 4시30분께 81세 남성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계단을 내려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야간 순찰 중이던 현지 경찰이 상황을 목격하고 곧바로 운전자를 제지했다. 운전자는 다친 곳은 없었지만 발견 당시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는 새벽 출근 중에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입건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스페인 계단’은 지난 2019년부터 문화재 보호를 위해 사람들이 앉거나 눕는 행위가 금지됐다. 계단 위에 정차된 차량은 소방당국이 출동해 견인했고, 경찰은 계단 손상 여부 등 피해 상황도 확인하고 있다.
사고 영상은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돼 화제를 모았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누리꾼들은 사고 운전자가 80대 노인이란 점을 지적하며 고령운전의 위험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사고 운전자의) 면허를 갱신해준 사람을 고발하라”는 댓글을 남겼고, 다른 누리꾼은 “노인에게서 운전면허를 빼앗아라!!!”라고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스페인 계단’이 수난을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2년엔 30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관광객이 스포츠카를 몰고 계단을 질주해 문화재 손괴 혐의로 기소됐었다. 같은 해 미국인 관광객이 계단 위에 전동스쿠터를 던져서 처벌을 받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