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없는 의사회’ ‘세이브 칠드런’ 및 ‘옥스팸’ 등 세계 111개 구호 단체들이 23일 공동성명으로 “가자 지구에서 ‘집단 기아 사망’이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및 가디언 지 등에 따르면 구호 단체들은 가자 주민뿐 아니라 주민들을 구호하던 국제구호 요원들까지 ‘이스라엘의 구호 방해’로 식량이 바닥이 나면서 ‘아주 쇠약해져 곧 죽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에 모든 육상 가자 진입 통행지를 개방해서 국제 구호물자들이 가자로 들어가 유엔 주도로 주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가자 보건부는 전날 발표에서 48시간 동안 어린이 12명 등 모두 38명이 먹을것이 없어 굶주리고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다 죽었다고 말했다.
문제 많은 이스라엘 식 가자 구호가 시행된 지 한 달 뒤인 6월말부터 이 같은 아사자가 나오기 시작해 38명을 포함해서 모두 101명이 배가 고파 죽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올 1월 개시 6주간 일시휴전이 후속협상 없이 종료되자 3월 2일부터 국제구호 물자트럭의 가자 진입을 완전 봉쇄해 77일 동안 이어갔다.
5월 19일 첫 트럭 진입을 허용했던 이스라엘은 1주일 뒤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미국 종교조직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이 실행되도록 했다. 기존의 유엔 기관 및 국제 구호조직 활동은 재개된 지 1주일 만에 중단되다시피 했다.
이스라엘은 유엔과 국제 구호조직들이 ‘반 인도주의적 시스템’을 지적하며 GHF 배급에 협력을 거부한 것을 이후 가자 식량위기의 큰 원인으로 떠넘겼다.
가자 주민 220만 명은 전쟁 전에도 구호 트럭 150대를 비롯 상업용 물자 트럭을 포함해 하루 평균 500대의 트럭에 의존해서 생활했다. 전쟁 후 이스라엘은 보름 동안 완전 봉쇄하다 가자 식량 위기에 트럭 진입을 허용했으나 평균 하루 150대 정도에 그쳤다.
이 구호는 유엔 주도로 이뤄졌으며 의료품 부족으로 영유아 환자의 조기 사망이 수십 건 있었지만 굶주려 죽는 아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엔 대신 정체 분명의 GHF가 배급를 도맡으면서 한 달 뒤 아사자가 발생했을 뿐더러 그 체제가 시작된 5월 26일부터 배급품을 받기 위해 배급처로 몰려드는 가자 인들이 이스라엘 및 배급처 경호대의 총격에 수십 명 씩 목숨을 잃었다.
유엔은 22일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가자에서 배고파 배급처로 몰려들던 수만 명 중 ‘1000명’이 이런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모두 1054명이란 것이다.
올 5월 이전에는 이런 배급처 사망자가 19개월 동안 100명도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유엔의 1054명 사망자 중 800명 정도가 GHF 배급처에서 새롭게 발생한 것이며 200여 명이 예전처럼 국제 구호트럭 행렬을 탈취하고 요원들을 위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이 3월 초 휴전 종료 후의 구호물자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예전처럼 하루 100여 대의 트럭 진입을 허용했더라면 이 같은 식량배급처 사망은 1000명이 아니라 100명 안쪽에 그쳤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6월 말부터 나타나고 있고 가자 주민의 아사도 없었을 것이다. ‘아사 100명’이라는 가자 상황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사 수가 급증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