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2일 이스라엘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페타티크바의 베일린손 병원에서 한 임산부가 독감과 코로나19 모두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은 독감과 코로나19 이중 감염을 ‘플루로나(flurona)’라고 명명했다. 독감을 의미하는 ‘인플루엔자(influenza)’와 ‘코로나(corona)’의 합성어다.
‘플루로나’는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이 확인된 첫 번째 사례이며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이번이 세계 첫 사례라는 보고도 있지만, 지난해 초 미국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있었다고 이스라엘타임스는 전했다.
베일린손 병원은 해당 여성이 코로나19와 독감 예방 백신을 모두 접종하지 않았으며, 증상은 경미하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30일 양호한 상태로 퇴원했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 과장인 아르논 비즈니처는 “(독감과 코로나 바이러스 모두) 같은 바이러스성 병이다. 이들은 호흡 기관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임신하거나 출산한 여성들 사이에서 독감 환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최근 독감에 걸린 임산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열이 나는 산모들이 독감에 감염됐는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두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추가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두 바이러스의 결합이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사례를 놓고 연구 중이다.
이스라엘에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하루에 5000명을 넘어섰고, 독감 환자는 몇주 동안 급증해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주에는 임신 9개월째인 31세 여성 환자가 2주 전 걸린 독감으로 예루살렘의 하다사 메디컬센터에서 입원한 뒤 사망했다.
배 속에 있던 아기는 제왕절개 수술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산모는 수술 직후 호흡 장애로 산소호흡기까지 착용한 뒤 상태가 나빠져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