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4월1일부터 이중국적자 TV 출연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 국영 라디오와 TV 행정관리부를 통해 공개된 해당 규제가 시행되면 중국 드라마 제작자는 출연진 전원의 국적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외국 국적을 소유한 출연진의 국적을 엔딩 크레딧에 명시하는 방식이다.
SCMP는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 출신 배우도 당국이 정한 이중국적자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이연걸 등 다수의 유명 배우들이 해당 규제 적용 대상이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신장(新疆)지구 위구르족 인권 탄압 의혹과 홍콩의 정치적 자유 문제를 두고 서방과의 불화가 확대되면서, 중국 내 애국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규제가 나온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당국이 출연진의 외국 국적 공개를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기존에도 중국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외국 국적을 가진 배우들의 국적을 명시해 나열하는 관행은 있었다고 전해졌다.
다만 당국은 2년 전에도 중국 본토 출신이 아닌 배우를 기용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유명 배우 공리는 2008년에 싱가포르 국적 취득을 위해 중국 국적을 포기하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공리가) 중국을 배신했다”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고 SCMP는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부도덕하거나 당국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으로 물의를 빚는 연예인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 공안은 지난해 한국에서 아이돌로 활동하기도 했던 유명 연예인 크리스 우이판을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우이판이 캐나다 시민권자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중국적 연예인에 대한 감시도 강화됐다고 SCMP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