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기관사 30명을 모집하는 한 철도회사에 약 2만8000명의 여성 지원자가 몰려 9000대 1이 넘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BBC가 17일 보도했다.
합격자들은 1년 간 훈련을 받은 후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오가는 고속열차를 운전하게 된다.
보수 성향이 강한 사우디에서 여성들을 기관사로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수십년 동안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여성의 사회 활동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에 대한 운전 금지도 없애고 여성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남성 후견인 법을 완화하는 등 사회 개혁도 추진했다.
이 같은 변화로 지난 5년 간 여성의 인력 참여가 33%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여성의 신규 취업이 남성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공공 부문에서는 여전히 남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 철도 회사 렌페가 30명의 여성 기관사를 채용한다 해도 공공 부문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여성들 중 극히 일부만 만족시킬 뿐이다.
사회 개혁에도 불구, 사우디 여성들은 결혼하거나, 특정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남성 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권 운동가들은 여성들이 결혼, 가족, 이혼, 자녀와 관련된 결정과 관련,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