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이트’로 불명예 퇴진 직전까지 갔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번엔 ‘부적절 인사’와 ‘거짓말 해명’ 후폭풍으로 다시 정치 생명 위기를 맞았다.
내각이 줄사퇴로 붕괴할 위기이고 신임투표를 다시 치르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존슨 총리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로 받은 막중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안팎의 사퇴 압박은 여전히 거세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에 이어 이날 사이먼 하트 웨일스 담당 국무장관이 존슨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의를 밝혔다. 이들 장관을 비롯해 부장관과 차관, 장관 보좌 의원 등 현재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는 44명에 이른다.
이들은 존슨 총리가 과거 성추행 문제를 일으킨 보수당 하원의원을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것을 두고 반발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존슨 총리는 전날 과거 성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일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했다. 핀처 의원은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더듬은 혐의로 원내부총무 자리에서 사퇴했다.
그는 앞서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 성비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고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지난 2월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총리실은 지난 1일 존슨 총리가 핀처 의원의 과거 전력을 몰랐다고 했다가 4일에는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해결됐거나 정식으로 문제 제기가 되지 않은 사안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자 사이먼 맥도널드 전 외무부 차관이 존슨 총리가 직접 핀처 의원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으면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는 “당시 핀처 의원의 성비위 혐의를 보고받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며 또다시 입장을 변경했고, 결국 “그 사안을 알고 있었으며 2019년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나쁜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는 새 임원을 선출하고 신임 투표 규정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술파티를 벌인 ‘파티 게이트’ 사건 이후 사퇴 압박을 받은 존슨 총리는 지난달 6일 신임 투표를 겨우 통과했다. 원칙적으로 신임 투표가 한번 실시되면 12개월간 재투표가 불가능한데 위원회는 규정을 바꿔서라고 2차 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슨 총리가 위기를 자초하자 제1야당인 노동당에서도 총리 신임투표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알렉 셸브룩 보수당 의원은 새 임원 후보 지명은 이날부터 시작해 11일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11일 오후 투표를 실시, 새 임원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