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전쟁은 시작도 안 됐다’라며 전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취지의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타스통신, CNN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가 두마(하원) 지도부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군사 작전’으로 묘사하며 “아직 본격적으로(in earnest)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서방)이 전장에서 우리를 물리치고자 한다고 들었다”라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렇게 시도하도록 두라”라고 했다. 또 “서방은 마지막 우크라이나인이 남아있을 때까지 싸울 준비가 됐다고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비극”이라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든 것이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협상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면, (분쟁이) 더 계속될수록 우리와 협상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제재 등 침공 대응을 두고는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불화를 일으키고 혼란을 가해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려 했다”면서 “그러나 거기서 계산이 잘 못 됐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특별 군사 작전이 시작됐을 때부터 그들(서방)은 패배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라며 소위 ‘미국 스타일’의 세계가 진정한 다자주의적 세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국이 침공 명분으로 들었던 돈바스 지역을 거론, 서방이 “돈바스 주민에 대한 대량 학살을 독려하고 정당화하고 있다”라는 발언도 내놨다.
반면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CNN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인은 영토를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자신 영토의 러시아 귀속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며 항전을 고수했다. 그는 “이는 우리의 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