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경작지의 약 22%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발표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나사의 식량 안보 및 농업 프로그램인 나사 하베스트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농지가 겨울 작물 파종 면적의 28%, 봄작물 파종 면적의 18%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플래닛 랩스 위성과 유럽우주국(ESA) 위성 영상을 분석해 6월 중순의 여름 및 겨울 작물 분포도를 작성했다.
나사 하베스트의 책임자인 인발 베커-레셰프는 “세계의 곡창지대가 전쟁 중”이라며 러시아 침공이 세계 곡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료에 의하면 전쟁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73%, 밀의 33%, 보리의 27%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한 국가만 해도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던 해바라기유의 46%, 밀의 9%, 보리의 17%, 옥수수의 12%를 공급했다.
나사 과학자들은 “전쟁에서 탈출한 농민들과 그로 인한 노동력 부족, 포격으로 얼룩진 밭 등으로 인해 작물 수확 및 재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겨울 밀 생산량이 헥타르당 4.1입방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생산량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나 전쟁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많은 양이다.
그러나 러시아 침공으로 현흑해 주요 항구인 오데사의 식량 수출이 차단되고 일부 지역의 저장 및 운송 인프라가 파괴된 상태여서 실제 수확량과 수출량이 얼마나 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나사는 지적했다.
베커-레셰프는 “전쟁으로 인한 혼란에도 우크라이나는 올해 겨울 상당한 양의 밀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건강한 작물이 수확되어 시장에 보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