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으며 올 겨울 에너지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선 올 여름 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프랑스는 잇단 산불로 피해를 입었고 독일 라인강은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물류가 마비됐다. 이탈리아도 건조함으로 쌀 수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유럽에서 더위와 가뭄은 에너지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이미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에너지 공급이 위협받던 유럽의 위기감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는 폭염으로 자국 전력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줄여야 했다. 더위로 높아진 강 수온이 원자로 냉각 과정에서 더욱 따뜻해지자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중단한 것이다.
독일에선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며 비상이다.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석탄 발전소를 다시 가동하고 있는데, 석탄 운반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전날 라인강 공식 수위가 2018년10월 세운 기록을 깨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위가 얕아지면 석탄을 실을 대형 화물선의 수용능력의 3분의 1만 실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 독일 에너지 대기업 유니퍼는 라인강에서 충분한 양의 석탄을 운반할 수 없어 석탄화력발전소 2곳의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독일산업연합(BDI)의 홀게르 로쉬 부국장도 라인강을 따라 석탄과 휘발유를 운송하는 선박이 영향을 받으며 에너지 공급이 더욱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에선 90년 만에 가장 건조한 7월 날씨로 인해 런던 주변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수천 채 주택 전기가 끊겼다.
이에 전력망 사업자들은 전력 부족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인력을 더 채용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선 전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수력발전소 저수지 공급이 2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노르웨이에선 122년 만에 가장 건조한 4월을 포함해 유난히 건조한 봄,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겨울로 호수와 강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오슬로시 공무원들은 사람들에게 샤워를 더 짧게 하고, 잔디에 물을 주는 것을 피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수력발전소들은 다가오는 겨울을 위해 물을 절약하고자 생산량을 줄였다.
이에 천연가스와 석유 주요 수출국으로 자원이 풍부한 노르웨이도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요나스 가르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 9일 오슬로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EU시장에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은 지키겠지만, 가스 추가 수출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