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80) 전 국가주석이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돌연 퇴장한 데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끌려나가 듯 퇴장하자 이번 당대회로 권력을 공고히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였다는 추측도 나온다.
포린폴리시와 CBS,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 전 주석은 갑작스럽게 조기 퇴장했다.
특히 CBS는 허약해 보이는 후 전 주석이 “앞 줄에서 떠나는 것을 주저하는 듯 했다”고 전했다.
당시 후 전 주석의 왼쪽에 앉아있었다. 후 전 주석은 다가온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갑작스럽게 퇴장한다.
유로뉴스 등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수행원은 앉아있던 후 전 주석을 일으키려 하자 후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앞에 있던 빨간 서류 파일을 움켜쥐려 했다. 서류를 열어보려 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자 시 주석은 후 전 주석이 잡았던 파일을 자신의 앞으로 가져온다.
이후 후 전 주석은 결국 수행원을 부축을 받아 이끌려 나가듯 퇴장한다. 나가면서 시 주석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고 옆에 앉은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이 후 전 주석의 퇴장을 지시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Very clear video of Hu Jintao being hustled out. pic.twitter.com/lqA8MVANMI
— Mike (@Doranimated) October 25, 2022
대만 자유시보는 후 전 주석을 부축해 나간 수행원이 시 주석의 수행원이라고 재미 중국 과학전문 작가 팡쉬민(필명 팡저우쯔·方舟子)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후 전 주석을 부축한 다른 수행원이 당 중앙판공청 쿵사오쉰 부주임이라고 전했다.
자유시보는 또 스페인 ABC이 공개한 인용, 시 주석이 자신 앞에 놓인 파일을 잡는 후 전 주석의 모습을 보자 눈짓을 보내자 쿵사오쉰 부주임이 다가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쿵사오쉰에게 눈짓으로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시 주석의 의도적인 무대 연출 가능성을 점쳤다. 당내에서 자신과 다른 정책을 옹호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들 중 하나를 “효과적으로 숙청”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진행된 중공의 당장(黨章·당 헌법) 개정에서 후 전 주석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막기 위해서였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외에도 후 전 주석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퇴장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2013년 은퇴한 후 전 주석이 최근 몇년 동안 대중들에게 수척해진 모습을 보여왔고, 개막식과 폐막식 백발의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후 전 주석의 퇴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후 전 주석이 건강 문제로 회의장 옆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짧은 설명을 내놓았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그의 퇴장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