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가 독일 고객들에게 KFC 음식을 먹음으로써 나치의 잔혹한 행동을 기념하라고 홍보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어났다고 1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KFC는 지난 9일, 독일 나치의 ‘깨진 수정의 밤 포그롬(Kristallnacht pogrom)’ 8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치킨과 치즈를 주문하라고 앱 내 푸시 알람을 발송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깨진 수정의 밤은 나치가 갱단을 이끌어 각종 사업체들, 가게들과 유대교 회당 등을 불태우고 파괴하며 약탈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유럽의 유대인 인구를 전멸시키려는 나치의 조직적인 시도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KFC는 “크리스탈나흐트를 기념하세요 – 이제 KFCheese에서 더 부드러운 치즈와 바삭한 치킨을 드셔보세요!”라는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보냈다.
약 한 시간 후에 회사 측은 발송했던 메시지에 대해 사과하고 “우리 시스템의 결함”이라는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이 메시지는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치즈 치킨을 홍보하기 위한 문구가 자동으로 다가오는 기념일이나 행사와 연결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독일의 소셜 미디어 전문가들은 회사 측에서 잘못된 메시지가 발송되었다는 것을 보고 받은 후에야 사고를 알아차린 것으로 보아 회사에서 실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 밝혀져 놀랐다고 말했다.
KFC는 그 메시지가 나가게 된 경로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후 “정말 죄송하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절차를 즉시 점검하겠다. 착오를 용서해 달라”라고 전했다.
독일의 타블로이드지 빌트는 이 실수에 대해 지적하며 “패스트푸드를 광고하기 위해 나치 정권의 희생자들 추모하는 것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1938년 11월 9일에서 10일 사이에 독일 전역에서 일어난 깨진 수정의 밤 포그롬(인종이나 종교를 이유로 일어나는 집단 학살)에서는 나치들이 폭력적인 행위로 유대인 시민들을 위협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SS 부대(나치 친위대)와 SA 부대(나치 돌격대)가 대거 참여해 공격하여 대부분의 유대교 회당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공식 보고에 따르면 그 공격으로 91명이 사망하고 약 7500개 사업체와 267개의 유대교 회당, 마을 회관 등이 파괴됐다. 그러나 사학자들은 실제 수치가 더 높아 1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유대교 회당 최소 1400개는 심하게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추정한다.
그날 밤을 기점으로 유대인들이 독일에서 더 이상 떳떳하게 자신들을 드러내며 살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의 유대인 가족들이 나라를 탈출하게 됐다. 3년 후 홀로코스트 때문에 약 600만 명의 유럽 유대인들이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