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가 유럽연합(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벨기에 경찰이 유럽 의회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에 돌입했다고 12일 AP통신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은 보도했다.
벨기에 검찰은 10명의 보좌관의 컴퓨터 데이터를 압수하기 위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 의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4개월 전 시작된 조사의 일환으로 총 20번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용의자 중 한 명의 집에서 60만 유로, 아파트에서 약 15만 유로, 브뤼셀 호텔 방에서 압수한 여행 가방에서 수십 만 유로 등 3곳에서 수십 만 유로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그리스의 에바 카일리 국회부의장의 아파트가 포함된다. 그리스에 있는 그녀의 가족 자산은 동결됐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유럽 민주주의가 공격을 받고 있다”며 내부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주말 4명을 부패와 범죄단체에 참여한 혐의,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 특혜를 대가로 의원들에게 현금이나 선물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또한 한 의원이 체포된 것은 확인했지만 그가 44세에 전직 TV뉴스 앵커 출신인 카일리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난 주말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그리스의 카일리 국회부의장을 해임했다. 카일리 의원이 소속된 그리스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은 카일리를 제명시켰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카일리에 대한 비난이 EU 27개국에 대한 신뢰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몇몇 의원들과 벨기에 언론들은 이번 조사 대상국을 현재 월드컵을 개최 중인 카타르와 연관시켰지만, 카타르 외교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카일리는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를 적극 지지해온 유럽의회 내 인사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타르는 최근 몇 년간 가혹한 조건에서 장시간 노동하는 이주노동자들로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는 문제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전에 2022년 월드컵 유치를 포함 부패 혐의로 고발된 적 있다. 카타르는 관련 혐의를 부인했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해 부패 의혹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