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81일째인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 딸이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진 데 대해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한 러시아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30)의 죽음에 관여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기나는 지난 20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으며 러시아 수사당국은 폭발이 차량에 설치된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기나가 운전한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용의자로 우크라이나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43)를 지목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FSB가 용의자를 특정했다”며 “(차량 폭발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결과로 확인된 배후자에게 자비는 없다”며 “이는 사건을 실행한 사람 뿐만 아니라 주문한 사람에게도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맞춰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간이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인 알렉스 로드니얀스키는 23일 BBC 라디오4에 출연해 “내일 독립 기념일에 러시아가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민간인들이 키이우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의사 결정의 중심지를 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그 정보에 반응하고 있다. 그들은 정부가 비상 계획을 세웠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그리고 시민들은 정부 청사 건물 주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전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러시아가 전략적 실패를 보상받기 위해 키이우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수일 내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와 정부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을 경계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를 공격한다면 그 대응은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만약 그들(러시아군)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그들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점점 더 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