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6일(현지시간) 음성 성명을 통해 그의 짧은 기간 동안 지속된 반란을 옹호했다.
이날 음성 메시지는 지난 24일 시도한 무장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후 행방이 묘연했던 프리고진이 직접 표명한 첫 공식 입장이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11분간의 음성 성명에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가를 공격하려 했다는 것을 부인했고, 자신의 용병 30여명을 죽인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응해 행동했다고 반란을 합리화했다.
반란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유혈사태를 피하고 싶다고 말했고, 또한 그 행진은 항의의 시위이며, 러시아의 권력을 전복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무장 반란을 포기한 이후 처음으로 다시 나타난 프리고진은 자신의 현재 위치나 향후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녹음에서 “우리는 부당함 때문에 우리의 행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반란을 옹호하면서 “사회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바그너그룹이 푸틴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반란은 “우리나라(러시아) 전체 영토에 심각한 안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자신이 소유한 기업 콩코드 그룹의 텔레그램에 게시한 음성 메모에서 “정권을 전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란 시도 후 모스크바 거리에 집결한 군용 차량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많은 피가 쏟아질 것이 분명해진 그 순간에 우리는 멈췄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계획했던 것에 대한 시연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되돌리기로 한 결정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러시아의 피를 흘리고 싶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우리의 시위를 보여주기 위해 행진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의 군대를 포격으로 조준했다고 다시 한번 비난하면서, 그것이 “우리가 즉시 (우크라 전장에서)철수하게 된 방아쇠”라고 말했다.
그는 “이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 민간 군사 회사의 파괴를 막고 비전문적인 행동을 통해 엄청난 수의 오류를 저지른 관리들을 처벌하는 것이었다”며 “사회는 그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밤새, 우리는 780㎞를 걸었다”며 바그너가 러시아 수도에 그렇게 가까이 접근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프리고진은 음성 메시지에서 모스크바까지 200㎞가 남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상에 있던 병사는 한 명도 죽지 않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자신의 군대가 반란을 일으키는 동안 러시아 공군을 죽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헬기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헬기들은 폭탄을 투하하고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또 음성 메시지에서 지난 23일에 러시아 군의 바그너그룹에 대한 공격으로 약 30명의 그의 대원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이번 공격이 바그너가 6월30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에 있는 사령부에 장비를 인계하기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반란으로 인한 러시아군과의 유혈충돌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순간 많은 피가 흘릴 것이 분명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때 알렉산더 루카셴코(벨라루스 대통령)가 손을 내밀어 법적 권한 내에서 바그너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종식시킨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의해 중재된 것으로 보이는 거래에 따라 24일에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가기로 동의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 따르면, 루카셴코는 24일 아침 통화에서 “반군(바그너)이 계속 모스크바로 이동할 경우 불가피하게 발생할 대규모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짧은 반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푸틴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