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고대 유적지에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새겨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관광객이 이탈리아 당국에 검거됐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은 이탈리아 경찰이 고대 로마 콜로세움 유적지 벽면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사람의 신원을 확인해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파란색 꽃무늬 셔츠를 입은 한 청년이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유적지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 이름으로 보이는 “이반 + 헤일리 23(Ivan + Hayley 23)”이라는 문구를 열쇠 끝으로 긁어가며 새겼다. 이 장면은 한 구경꾼에 의해 촬영돼 유튜브에 공유됐다.
‘로마 콜로세움에 이름을 새기는 멍청한 관광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간 후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이탈리아 경찰이 사건을 인지했다.
경찰은 4일간의 수사 끝에 해당 영상에 나온 범인의 신원이 영국에 거주하는 한 남성임을 확인했고, 그의 집 주소로 현재 경찰 조사 중임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다. 이탈리아 경찰은 해당 인물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 영국 언론은 해당 인물을 영국 브리스톨에 거주하는 피트니스 강사라고 보도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젠나로 산줄리아노는 “콜로세움에서 자행된 비문명적이고 어처구니없는 행위의 가해자를 찾아낸 경찰 당국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고학, 기념물, 역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 행위로, 이제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정의가 바로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해당 기물파손 행위가 최종 기소, 유죄로 판결될 시 최소 1만5000유로의 벌금과 최대 5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2014년에는 콜로세움에 K를 새긴 한 러시아 관광객이 2만유로의 벌금과 4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20년 9월 아일랜드 출신의 32세 남성이 콜로세움에서 자신의 이니셜을 새겼다 붙잡혀 체포,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