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캄보디아에서 23일 총선이 실시된 뒤 예상대로 훈 센 총리의 집권당은 “압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득표율과 의석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직전 2018년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125석 전 의석을 훈 센의 캄보디아국민당이 다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가능성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캄보디아 총선을 완전한 가짜 선거라고 지적하고 선거참관인단 파견 자체를 ‘거부’했다. 총선 참관인단은 캄보디아와 친한 중국 그리고 러시아 및 아프리카의 기니비사우에서만 왔다.
집권당은 마감후 투표율이 84%이며 810만 명이 투표했다고 말했다. 훈 센 총리(70)는 1985년부터 계속 집권해 동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 권력을 잡고 있다. 총선 압승 후 올해 안에 큰아들 마넷(45)에게 집권당 대표 및 총리 자리를 물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훈센과 집권 캄 국민당(CPP)은 2013년 총선 직전 파리 망명중이던 야당 인사 샘 라인시가 들어와 켐 소카 등 야당 세력을 규합해 캄보디아국가구제당(CNRP)를 만들고 총선서 무려 44%를 얻자 위기의식에 몰렸다. 훈센은 법원을 완전 장악해 2015년 라인시가 한국 방문 중일 때 부패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해 다시 파리로 망명하게 만들었다.
이어 훈센은 CNRP를 2017년 법원을 통해 불법 조직으로 몰아 당을 해체시켰으며 소속 하원의원들을 다 제명시키고 그 자리를 모두 자당 의원들로 채웠다. 다음해 2018년 총선서 125석 전 의석을 독차지했다. 방콕까지 온 라인시의 귀국을 계속 좌절시키고 막았으며 지난해 지방선거서 새 야당 촛불당이 20%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자 이 당을 타깃으로 삼았다.
올 초에 자택연금 중이던 켐 소카에게 27년 형을 내렸으며 총선 직전 올 5월 다시 법원과 선관위를 동원해 촛불당을 서류 미비를 이유로 총선참가 자격이 없다며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했다. 17개 군소 정당이 이날 총선서 집권당과 함께 경쟁했으나 아무 의미도 없는 경쟁 후보들이었다.
훈센은 1970년 후반 자국민 캄보디아인 수백 만 명을 학살한 극렬 공산주의의 크메르 루즈의 중간 간부 촐신이었다가 베트남으로 도망쳤다. 베트남 통일 정부가 크메르 루즈를 타도하고 새 정권을 세우자 여기에 참여했고 1985년 총리로 올라섰다.
베트남이 독립성을 유지하려 하며 중국과 마찰을 빚자 훈센은 베트남을 버리고 중국 정부에 붙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서 제일가는 친 중국 정권과 정상 노릇을 열성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