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학교들이 정부가 요구한 영어 습득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일본 중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영어 실력이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일본 더재팬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발표된 문부과학성 주관 일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일본 중학생의 영어 말하기 시험 정답률이 12.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8%의 정답률을 보였던 지난해 시험보다 18.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일본 문부과학성이 학생들의 실용적인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능력 개발에 중점을 둔 수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 현장에서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교과 과정 지침에 따르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세계화로 인해 영어 말하기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도 보다 선진화된 영어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중학교 3년 동안 가르치는 영어 단어 수도 약 1200개에서 1600개 이상으로 범위 또한 늘어났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전국적으로 현 일본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시험 정답률은 오히려 지난해 치러진 시험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다.
영어 말하기 평가는 5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디어와 개인의 느낌을 영어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둔 학교 커리큘럼 지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성취도 평가 중 영어 평가 문항을 개발한 오가네 노부미츠 국립교육정책연구소 교육과정연구센터장은 “문항들은 학생들이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대화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이오대학교의 언어학 명예교수인 오츠 유키오는 “말하기 부분에서 정답률이 낮은 것은 학교에서 말하기 능력을 잘 키워 주지 못한 것과 시험문제의 잘못된 설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고치현 교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영어 교육의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많은 교사들이 영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교과서만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가현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교사들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며 “학생들의 실제 학업 능력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