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는 15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비공식 막후 회담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대표단은 “미국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APE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비공식 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주간이 시작되면서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경제권에서 온 대부분의 우호적인 파트너들은 우리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으며 APEC 프로세스를 탈정치화하고 실질적인 논의에 집중하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도 막후에서나마 우리와 실용적인 비공식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공식 회담 여부에 대해) 제가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런 접근이 있었다”고 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익한 언쟁 정책은 여전히 우세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공세적인 자세로 우리의 정상적인 업무를 본질적으로 방해하면서, 막후에선 무언가 논의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이상한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것은 일반적으로 지난 수 년 간 형성된 APEC 내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에 모든 대표단의 건설적인 업무를 방해한다”고 덧붙였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종 결과는 주최 측 자체와, 합리적인 타협 준비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러시아 대표단이 APEC 차기 의장국인 페루와 새로운 계획을 마련하느라 바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러시아 대표단은 APEC 기간 중 미국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APEC 정상회의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는 “러시아는 현재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아무 계획도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 막후 비공식 회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이날 도착했다. APEC 정상회의는 15~17일 진행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직접 참석,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1년 만에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