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나토 우크라전 개입 반대…흑해 곡물협정 재개 착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국 매체 TRT하베르와 인터뷰를 갖고 “나토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당사자가 돼서는 안 된다. 여기(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이 시작될 때부터 우리는 이를 종식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이스탄불 프로세스(평화협정) 재개를 선호한다. 우리는 항상 공정한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패자는 없다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와 별도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고 튀르키예 정부는 알렸다.
튀르키예 정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튀르키예는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과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재개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평화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중재를 포함한 모든 계획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지난 3~4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흑해 곡물협정 복구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튀르키예 영토를 통과하는 곡물 통로를 만들어 아프리카와 식량 위기를 겪는 다른 지역으로 물자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정을 되살리는 데에 긍정적인 기류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현재 옵서버 지위인 SCO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싶다는 뜻을 타전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SCO는 최근 합류한 벨라루스를 포함해 모두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2022년 7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체결한 흑해 곡물협정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측 갱신 거부로 폐기됐다. 협정 만료로 밀, 옥수수, 해바라기유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흑해 항로를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한동안 공급되지 못했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됐다.
러시아 측은 해당 곡물이 실제로는 저개발 국가로 향하는 양이 많지 않다며 협정 파기를 정당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