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첸공화국 사령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본토 쿠르스크주에서 반격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압티 알라우디노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부대 사령관은 11일(현지시각)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10개 정착촌이 해방됐다”고 덧붙였다. 친(親)러시아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쿠르스크주 스나고스티가 러시아 군대에 손아귀로 넘어갔다는 소식도 나왔다.
친러시아 소셜미디어 채널인 매시는 “러시아 군대가 이 지역에서 국지적인 반격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지역으로 최대 150㎢까지 진격했다”고 알렸다.
롭 리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수석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다리를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세임강을 건너 기갑군을 이동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보고서를 내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에 있는 우크라이나 돌출 지역의 서쪽 끝을 따라 반격을 시작했다. 10~11일에 코레네보 북동쪽과 남쪽에 있는 여러 정착지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접근할 수 있는 시각적 증거에 비춰보면 쿠르스크주에서 반격하는 러시아군은 중대 규모 편제로 작전 중이다. 전투 경험이 많은 부대를 이용해 반격을 수행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전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자국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낼 계획이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 9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사상자 1만1420명, 전차 89대, 장갑차 74대를 피해 봤다며 이들을 제거하는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는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5주 넘게 러시아 영토 1300㎢가량에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10일 영국 하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차지한 영토를 900㎢라고 내다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쿠르스크주 영토를 무기한 점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언급한 4단계 승리 계획의 첫 단추인 쿠르스크주 영토 통제권을 지렛대로 미국에 종전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공격받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영토를 수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르스크에 자원을 투입한 우크라이나는 자국 동부전선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물자가 쿠르스크로 분산된 틈을 타 동부전선에서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 약세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는 국토 20%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포르투갈 국토 면적과 유사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