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난 1일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에서 대부분은 격추됐지만 일부는 방공망을 뚫고 군사 및 정보 시설 최소 3곳 인근을 타격하거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이 4일 보도했다.
WP는 관련 영상에서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최소 20기, 중부 텔노프 기지에 최소 3기의 미사일이 각각 발사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아닌 기지를 직접 타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영상에선 미사일 최소 2기가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 본부와 가까운 텔아비브의 호드 하샤론 영화관에 떨어져 2개의 분화구를 남긴 것이 확인됐다.
위성 사진을 보면 네바팀 기지 건물 최소 한 채가 파괴됐고, 항공기 격납고 지붕에 큰 구멍과 여러 개의 분화구가 보인다. 텔노프 기지의 경우 여러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미사일 타격 후 2차 폭발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 고속도로에서 대형 분화구가 생겨 교통이 중단된 영상도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캘리포니아주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F-35 전투기가 있는 네바팀 공군기지에 최대 32기의 미사일이 기지 경계 내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루이스 교수는 “미사일 32개는 많은 숫자다. 우리는 방공망이 실제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헀다.
WP는 “이것은 이스라엘 군사기지 피해 전체 범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방공망이 이란 미사일 180발을 식별했다고 밝혔지만 공습 영향을 받은 지역 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이란의 지난 1일 공격은 지난 4월13일보다 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4월 저속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대량으로 발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훨씬 빠른 탄도미사일로만 180여발을 발사했다. 이란의 최선 탄도미사일 파타흐-1과 케이바르셰칸이 대부분이었다.
독일 함부르크 평화연구안보정책연구소의 군비통제연구 책임자 울리히 쿤은 “미사일이 빠를수록 요격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은 간단한 물리학 원리”라며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은 확실히 훨씬 더 어렵고, 특정 목표물에 대량의 미사일일 날아온다면 방공망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것이 정확히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교수는 이란이 4월 네바팀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절반은 기지 반경 4분의 3마일(약 1.2㎞) 이내에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사일이 멀리 발사될수록 오차 범위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미국과 공동으로 생산한 애로(Arrow)2 및 애로3를 운용하는데 수량은 한정적이고 이란의 미사일보다 더 비싸다고 루이스 교수는 꼬집었다. 탄도미사일 하나를 요격하기 위해선 여러 발의 미사일이 필요하다.
WSJ은 “이란 미사일은 제한적인 피해를 입혔지만 일부 지역에선 이스라엘 방공망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민간 인프라나 인구 밀집 지역을 표적으로 삼을 경우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