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지역에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꽂힌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연방과 북한의 인공기에 대한 이야기는 선전전에 불과하다”며 “러시아는 북한이라는 주제를 과장해 이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포 선전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실제 북한군 파병 규모인 1만 2000명을 수십만 명으로 왜곡하는 등의 방식으로 겁을 줄 것”이라며 “인공기가 걸렸다는 이야기도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러시아 온라인상에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꽂힌 사진이 확산했다. 일부 텔레그램 상에서도 “최근 러시아군에 의해 해방된 포르로우스크 근처에 북한 인공기가 나타났다”며 관련 사진이 공유됐다.
이는 해당 지역이 러시아와 북한군에 의해 점령됐다는 취지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국기를 게양할 때 시내 주요 건물이나 관공서 등 점령 사실을 크게 부각할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해왔다. 포크로우스크 또한 우크라이나군의 병참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코발렌코 센터장의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를 저하하려는 선전을 경계하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이 아직 러시아 본토에서 훈련받고 있고, 선발대 역시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됐다는 점을 들어 사진이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기가 걸린 포크로우스크 전선은 북한군이 이미 파견돼 활동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실제 북한군이 존재해 게양된 인공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도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도네츠크 근처에서 북한군 장교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국가정보원 역시 지난 18일 도네츠크 인근에서 북한군 추정 인물이 러시아군과 함께 포착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하고 1차로 1500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냈다.
북한은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컨테이너 1만3000개 이상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 군 병력까지 파병하면서 실질적으로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