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으로 12명이 숨지는 등 100여 명이 사상했다. 수개월 내 가장 치명적인 공습 중 하나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민간인 9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시장은 “31명은 여전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면서 “잔해에 갇힌 희생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 6명과 임신부 1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는 최소 어린이 2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주택과 건물, 자동차 등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도시 곳곳에선 미사일·드론 잔해가 발견됐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오전 1시께 일련의 폭발이 수도를 뒤흔들었다고 보도했다. 오전 4시께 추가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다. AP통신은 전날 밤부터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러시아 드론이 감지됐고 새벽 1시께부터 키이우 최소 4개 지역에 폭격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키이우 당국은 러시아가 공격용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는 밤새 최소 미사일 70발과 드론 145대를 발사했는데, 주요 목표물은 키이우였다”고 말했다.
키이우 외에 하르키우와 다른 도시들도 공격을 받았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부 장관은 “지토미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하르키우, 폴타바, 흐멜니츠키, 수미, 자포리자 등도 대규모 연합 공격의 표적이 됐지만 키이우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는 밤새 미사일 7발과 샤헤드 자폭 드론 12대가 날아들었고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것이 목격됐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7월 이후 키이우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평가된다. 특히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 정상들은 잇달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에 행복하지 않다”며 “불필요하고, 매우 나쁜 타이밍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블라디미르, 멈추라”며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푸틴 대통령이 그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하며 러시아가 공습을 중단할 것으로 기대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침략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며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휴전을 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에게 ‘평화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거짓말을 멈추는 것뿐”이라고 규탄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러시아는 평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키이우에 치명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그것은 평화 추구가 아니라 평화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진정한 장애물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전쟁 목표를 전혀 바꾸지 않은 러시아”라고 비난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엑스(X)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며 “희생자 유족과 이 비극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습은 크렘린의 분명한 메시지, 즉 러시아는 평화에 진정한 관심이 없다는 것만 전달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