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에 대한 미국의 50% 관세 폭탄이 공식 발효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를 4번이나 거부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7일 NDTV에 따르면 독일 유력 일간 프랑크푸프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AZ는 관세 전쟁 속 “모디 총리의 분노의 깊이와 신중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도 모디 총리가 전화를 피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 거부 논란은 미국이 인도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불거졌다. 상호관세 25%와 러시아 원유 구매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 25%다. 50%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도와 브라질만 이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인도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 농민들의 이익을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FAZ는 “이번 미국-인도 무역 갈등은 인도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디 총리가 모욕감을 느꼈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통화를 거부한 것은 “모디 총리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파키스탄 관계 개선 중재에 대해서도 인도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덕분에 양측 분쟁이 중단됐다고 주장했지만 인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시적이고 거래 지향적인 외교 스타일이 양국 관계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중국·인도 전문가 마크 프레이저는 FAZ 인터뷰에서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는 인도-태평양 동맹이란 미국의 구상이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인도는 지난 20년간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 아래 관계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징벌적 관세 정책으로 양측의 파트너십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에게 반가운 상황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프레이저는 “인도는 애초에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과 대립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측은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산업 발전이란 공동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인도의 변화는 단순히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전략적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모디 총리는 이달 31일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의 첫 중국 방문으로,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